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 야구장 주변 주차장이 사실상 포기 상태다. 광주시가 예산이 없어서다. 대안으로 활용하지 않고 있는 무등경기장을 손대겠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광주시와 광주북구의회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2년 3월 챔피언스 필드 야구장 주변의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652억원의 예산을 투입, 1680대의 주차 면수를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에 따라 광주시가 기아 야구장 주변 주차난 해소를 위해 인근 4개 구역을 주차장 조성을 위해 도시계획으로 묶어놓았다. 이는 야구장 조성에 앞서 교통영향평가를 받는 과정에서 취한 조치였다.

당시 일부 주민들이 소음공해 등을 이유로 사업추진을 반대하자 시는 해당 사업을 잠시 유보했다. 벌써 5년이 다 되어간다. 근데 1구역만 보상 등 관련 사업을 진행할 뿐, 나머지 구역에 대해서는 '예산'을 이유로 사실상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4년 챔피언스 필드 야구장이 준공되고 프로야구 시즌이 도래하면서 경기장 인근을 중심으로 극심한 교통난이 빚어졌다. 시는 지난 해부터 152억원의 예산을 투입, 350대의 주차면 확보를 목표로 1구역에 대한 보상 작업에 돌입했다.

현재 1구역(7150㎡)에 대한 보상절차는 83% 가량 이뤄졌다. 시는 연말까지 1구역 주차장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문제는 나머지 2~4구역(2만2016㎡·토지보상비 310억원)이다. 1구역은 관련 예산을 확보해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나머지는 예산이 없어 더 이상 사업 진척이 어렵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그런가운데 주차장 추가확보를 위한 대안으로 새 야구장 건립 이후 방치돼 왔던 무등경기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달 20일 북구청 회의실에서 열린 ‘무등경기장 활용방안 기본계획안 의견 수렴 시민공청회’에서 무등경기장에 450억원의 예산을 투입, 지하 2층 규모 1176대의 주차면 확보, 아마추어 야구장 조성 등의 활용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토지보상금 등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임동지역 남은 구역의 사업 추진과 비교해 광주시가 소유한 무등경기장을 활용한 방안이 경비 절감 등에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의 이 같은 행보에 임동 주민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광주시가 무등경기장 지하를 활용한 주차장 조성에 나서면서 나머지 구역의 사업 진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지역 주민들은 재산권 행사를 위해 조속한 도시계획시설 해제를 촉구하고 있다.

그동안 도시계획시설로 묶여 재산권 행사도 못했는데 이제 와서 타당성이 없다고 사업을 포기한다면 그동안 시민들이 입은 피해는 누가 보상할 것이냐는 것이다.

북구의회 이부일 의원은 “2~4구역 주민들은 도시계획시설 지정 탓에 매매나 보상이 어려운 실정이다”며 “주차장 확보를 위한 다른 방안이 추진되는 만큼 주민들의 고충을 고려해 빠른 시일 내 지정 해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무등경기장 지하를 활용한 주차장 확보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남은 구역에 대한 사업진행은 사실상 어렵다”며 “활용방안이 확정되고 관련 사업 진행이 이뤄져야 남은 구역에 대한 지정 해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